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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한국어

[한국어 수업] 시간

by 방장+ 2023. 4. 1.

학습자가 전화번호 말하기, 단위명사 사용하기 등 숫자를 말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시간 보는 법을 배우게 된다. 한국 사람들은 시간을 말할 때 한글 숫자와 한자 숫자를 함께 사용하는데, 우리야 항상 그렇게 사용해 왔으니 이상하게 없지만 외국인 학습자들은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다.  두 시 세 분이라고 하지 않는 것인지, 왜 이 시 삼 분이라고 하지 않는 것인지 물어보곤 한다. 학습자가 청소년이라면 반발은 더욱 심하다. 그래도 잘 달래 가며 가르쳐야 한다.

 

시간을 말할 때 쓰이는 숫자에 익숙해지도록 하기

일단 '시'는 하나부터 열둘까지, '분'은 일부터 육십까지 세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이 먼저다. 만약 학습자가 너무 어려워한다면 '분'의 경우 간편하게 5의 배수(5~55)부터 적응하도록 돕는다.

나는 중화권 학습자들을 주로 대하는데, 중화권 학습자들은 받침이 있는 글자 중에서 ㄹ 받침을 가장 어려워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시'를 가르칠 때에는 일곱 시, 여덟 시, 열 시, 열한 시, 열두 시 발음을 여러 차례 연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ㄴ, ㅁ, ㅇ 받침은 대충 뭉뚱그려서 학습자가 편한 대로 발음하는 경우가 잦으니 그 부분도 함께 교정해 주는 것이 좋다. 한 시를 함시로 발음하는 등의 경우가 그 예이다.

'분'의 경우, 말해야 하는 숫자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시'보다 가르치는 난이도가 더 높다. 학습자 역시 발음하다가 혀가 꼬인다면서 피곤해하기도 하고,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이럴 때에는 다그치거나 억지로 반복하게 하기보다는 그쯤에서 반복 연습은 멈추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좋다. 본격적으로 시간을 읽기 전에 학습자가 지쳐버리면 안 되니까.

 

 

한글 숫자와 한자 숫자의 혼용

이제 한글 숫자와 한자 숫자를 함께 사용해서 시간 읽는 연습을 시작한다. 사용하는 교재에 나온 이미지를 충분히 활용하고, 그것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별도의 이미지를 준비한다. 아날로그시계 이미지와 디지털시계 이미지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5분 단위로 말할 수 있는 시계 이미지와 그렇지 않은 이미지를 두 장 준비한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습자의 수준이야 강사 스스로 잘 알 테니 괜히 처음부터 어려운 것을 들이밀어서 학습자의 의지를 꺾을 필요는 없다. 

 

매 수업 시작 시 시간 묻기

나는 이제 막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초보 학습자를 가르칠 때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묻는 표현 몇 가지가 있다. 시간 표현 역시 거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보통 수업을 하는 요일과 시간은 정해져 있어서 다양한 대답을 듣기는 어렵기 때문에 어제 혹은 주말에 뭘 했는지, 내일은 뭘 할 건지 질문하면서 자연스럽게 몇 시에 했는지 혹은 할 것인지 묻는 쪽으로 대화를 유도한다. 간단한 대화를 통해 복습도 하고, 발음 교정은 물론 학습자가 숫자를 제대로 셀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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