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인체 공학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한 지도 벌써 3년이 되어 간다. 프리랜서로 번역 일을 하면서 가장 만족도 높은 아이템이어서 자신 있게 추천한다.
사용 기간 3년, 그리고 재구매
번역 일을 시작하면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시간이 확연히 늘어나게 되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손목 통증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유튜브에서 손목 건강에 좋다는 스트레칭을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틈나는 대로 손가락부터 팔에 이르는 근육들을 열심히 풀어줬는데, 그래도 업무 시간이 길어지면 어김없이 손목이 불편해졌다. 실제로 병원에 간 적은 없었기에 손목 터널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더 심해지기 전에 예방하고자 인체 공학 키보드 및 마우스 제품에 관심을 돌리게 되었다.
여러 종류의 인체공학 키보드 혹은 마우스 중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무선 Sculpt 인체공학 데스크톱 키보드, 마우스를 선택한 것은 합리적인 가격, 효율적인 기능, 분리되어 있는 숫자 키패드, 그리고 든든한 A/S 때문이었다.
1. 합리적인 가격
인체공학 키보드를 검색하면 꽤나 많은 제품이 나오는데, MS사의 제품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세트로 판매하면서 가격도 합리적이다. 다른 업체의 키보드를 구입할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키보드만 15만 원이 훌쩍 넘는 제품을 선뜻 구매하기는 망설여졌다. 인체공학 키보드는 구조 자체가 일반 키보드와 다른데, 혹시 사용해 보고 마음에 안 들면 처치 곤란해지니 적당한 선에서 타협한 것이었다. 후기를 열심히 찾아봤지만 평범하지 않은 키보드 구조 때문에 처음에는 오히려 오타가 더 많이 난다는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에 불만족스러울 것이 염려되었다. 번역 일을 하면 손목 건강도 물론 중요하지만 오타가 남발하는 작업물을 납품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걱정과 달리 Microsoft 사의 인체공학 키보드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키보드의 가운데가 높은 곡선형을 구조 덕분에 팔 각도가 일반 키보드를 이용할 때보다 자연스럽게 벌어지면서 피로도가 줄어들게 된다. 다른 사람들의 이용 후기처럼 처음에는 한국어 'ㅠ'(영어 자판의 경우 'B') 키를 왼손으로 눌러야 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그 불편함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다. 오히려 하루종일 번역하느라 계속 타자를 치면서 오타를 내면 안 되니 정신을 차리게 되어 오타율도 낮았다.
2. 효율적인 기능
a. 계산기 버튼
MS Sculpt 인체공학 키보드에는 특이하게 '계산기' 버튼이 있다. 처음에는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기능인가 싶었는데, 막상 사용해 보니 정말 편리했다. 번역을 하다가 숫자 계산이 필요할 때나 번역료를 정산할 때 등 의외로 실생활에서 계산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이 버튼 하나 덕분에 돈 계산이 번거롭지 않다.
b. 상하좌우 스크롤이 가능한 마우스 휠
상하좌우 총 네 방향으로 스크롤이 가능한 마우스를 쓰다가 상하 스크롤만 가능한 마우스를 쓰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문서 작업을 하다 보면 엑셀을 다뤄야 하는 일이 많은데, 그럴 때 마우스 휠을 이용해 좌우로 스크롤을 하는 게 얼마나 편리한지! 나는 이 마우스를 사용하기 시작한 뒤로는 외부에서 노트북으로 작업을 해야 하는데 짐은 최대한 줄여야 하는 상황이 오면 키보드는 어쩔 수 없이 포기하지만 이 마우스만큼은 꼭 챙기게 되었다.
c. 분리되어 있는 숫자 키패드
키패드가 분리되어 있으면 오히려 짐이 늘어서 불편하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할 땐 분리되어 있는 것이 훨씬 더 편리하다. 숫자 키패드는 보통 키보드의 오른쪽에 붙어 있고, 키보드 오른쪽에는 보통 마우스가 놓이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글자 키패드가 조금 왼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위의 이미지처럼 숫자 키패드를 왼쪽에 놓고 사용한다. 이렇게 되면 글자 키패드가 가운데에 놓여서 몸이 좌우로 쏠리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인체공학 키보드, 마우스를 사용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기능을 꼽으라면 위의 세 가지를 꼽을 것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그 사소한 차이가 내게는 작업 효율로 이어졌고, 그 덕분에 작업실 데스크톱에서 사용하는 것 외에 집에 있는 데스크톱에서도 사용하기 위해 재구매를 하기에 이르렀다.
3. 든든한 A/S
마이크로소프트 하드웨어의 경우 무려 A/S 기간이 3년이나 된다. 솔직히 처음 제품을 구매할 때에는 '정말 내가 A/S를 받을 때까지 이걸 쓸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2020년 8월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마우스가 올해(2023년) 1월이 되니 충전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키보드와 달리 마우스는 여기저기 들고 다녔으니 비교적 험하게 사용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아무튼 고객센터(1577-9700)에 전화해서 A/S 문의를 하니 직원분께서 친절하게 접수를 도와주셨다. 접수 과정에서 제품 시리얼 넘버를 확인해야 하니 제품을 가지고 있을 때 A/S를 신청하는 것이 좋겠다. 무사히 접수를 마치니 MS 측에서 제품을 수거해 갔고, 며칠 후 새 제품을 보내줬다.
사용하던 제품을 수거해 가고 새 제품을 받기까지 사용해야 할 예비용 키보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겠지만 나는 외부에서도 종종 작업을 하는 편이라서 휴대용 키보드도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불편한 점은 없었다.
마무리
굳이 번역가가 아니더라도 요즘은 디지털 노마드의 시대라 불릴 만큼 업무 환경을 바꿔가면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타자를 치는 시간이 많은 업무를 하는 사람이라면 인체 공학 키보드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요즘 유행하는 기계식 키보드에 비하면 디자인이 투박하고 칙칙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우리의 소중한 손목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인체 공학 키보드와 마우스가 좋은 해결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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